작년 국내 대형 게임 3사가 구글과 애플에 낸 결제 수수료는 조 단위에 이른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국내 게임 3사는 작년 수수료 명목으로 1조 5,000억 원을 지출했으며, 여기의 상당수는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의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4조 5,476억 원의 88.4%인 4조 200억 원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발생했으며, 여기의 30%는 고스란히 애플과 구글에 수수료로 지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01. 게임에 이어 콘텐츠까지..
7월 초, 구글이 게임 앱에 한해서 의무화되던 인앱결제 시스템을 음원, 동영상, 웹툰 등 다른 콘텐츠 앱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앞에서 이야기한 수수료 30%는 모두 ‘게임’에 한정된 것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게임처럼 콘텐츠 앱의 경우에도 인앱결제 모듈을 이용할 것이 강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콘텐츠 서비스사들에게 게임사들과 같은 수수료를 부과하고자 하는 것은 구글이 처음이 아니다. 애플은 이미 콘텐츠사들에게 인앱결제 시에 30%의 수수료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원 서비스인 멜론의 경우,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할 경우 구글보다도 30% 높은 가격이 청구된다. 구글이 게임 앱에만 인앱결제를 권해왔던 것과는 달리, 이미 애플은 모든 앱에 서비스 이용료의 결제에 인앱결제 모듈 적용을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금번의 구글 결제 수수료 적용이 큰 논란이 된 것은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국내 점유율이 비약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금번 조치에 각계각층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내 IT, 게임사 200여 곳이 모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정부에 위법 여부를 가려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8월 24일 “구글 미국 본사와 구글코리아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콘텐츠 서비스사들의 집단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02. 수수료 부과가 가져올 후폭풍들
구글이 결제 수수료 부과를 강제할 경우에는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일차적으로는 모바일 앱 환경에서의 이용료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 서비스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되는 넷플릭스는 PC 혹은 모바일 웹페이지에서만 이용자의 결제 정보를 입력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부분의 콘텐츠 앱들은 모바일 앱 결제를 지양하고, 웹페이지에서의 결제를 유도하도록 우회하는 방법을 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 서비스는 직접적인 이용료 인상을 꾀할 것이 우려된다. 스토어의 인앱결제 모듈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를 감내하고 가격을 유지할 사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용료 결제의 경우에는 그 단계가 짧을수록 결제율이오르기 마련이다. 우회결제 방식을 택하는 것은 서비스 제공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결제율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방법이다.
진정으로 우려가 되는 것은 그다음 단계다. 게임에서 콘텐츠로 수수료 부과 영역을 넓힌 이후에는 또 어느 분야에서 콘텐츠 제공사의 갑질이 이뤄질지 쉽게 내다보기 힘들다. 이다음은 어쩌면 이커머스 전반에 걸친 수수료 부과가 이뤄질지도 모를 일이다. 백 보 양보해서 앱 마켓 제공사들이 수수료 이외의 수익창출 방안이 없다면 이러한 조치는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애플과 구글은 앱 마켓 내의 콘텐츠 노출을 보장하는 광고 상품을 판매해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일궈놓은 모바일 환경의 토양이 비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환경에서 싹을 틔우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결제액의 30%에 달하는 수수료는 과도한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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